문(問) : 성명(姓名)은 무엇인가?
공(供) : 서병선(徐丙善)입니다.
문(問) : 나이는 얼마인가?
공(供) : 39세입니다.
문(問) : 어디에 살고 있는가?
공(供) : 익동(翼洞)에 살고 있습니다.
문(問) :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공(供) : 지금 농상참의(農商參議)의 직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問) : 박준양(朴準陽)과 언제 처음 알았는가?
공(供) : 4~5년 전에 알았습니다.
문(問) : 처음에 어디에서 만났는가?
공(供) : 금백(錦伯)의 집에서 알았습니다.
문(問) : 박준양과 친숙한가?
공(供) : 친숙합니다.
문(問) : 이준용(李埈容)과 서로 안 지는 몇 년이나 되었는가?
공(供) : 7~8년 전에 알았습니다.
문(問) : 친숙한가?
공(供) : 친숙합니다.
문(問) : 지난해 6월 이전에 대략 한달 사이에 몇 차례 서로 만났는가?
공(供) : 한달 사이에 서너 차례 서로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문(問) : 혹시 박준양과 이준용의 처소에서 서로 만났는가?
공(供) : 간혹 만난 적도 있습니다.
문(問) : 작년 6월 이후에 날마다 서로 교유했는가?
공(供) : 6월 이전에는 시골집에 있었고, 6월 그믐쯤에 올라와서 그 사이에 1차례 이준용을 찾아갔더니 준용이 나를 대하는 것이 지난날과 같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행동거지를 살펴보니 매우 놀랄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하기에, 이 사람과 전처럼 서로 교유한다면 반드시 예측못할 변고가 때도 없이 올 것을 걱정하였습니다. 7월 15일 저녁에 준용을 찾아가서 절교(絶交)를 알리는 편지를 요청하였더니, 준용이 말하기를, “네 말이 이와 같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절교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준용이) 절교를 알리는 편지를 (제게) 준 것입니다.
문(問) : 절교를 알리는 편지를 아직도 갖고 있는가?
공(供) : 그렇습니다.
문(問) : 이 편지는 어느 곳에 있는가?
공(供) : 몸에 지니고 있습니다.
문(問) : 그 편지를 볼 수 있는가?
공(供) : 꺼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편지에서 말하기를, “서승지(徐承旨), 서병선와 이참판(李參判), 이태용은 일평생 흑백(黑白)없이 서로 보호하였으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 서로간에 머리를 들어 보기가 어렵다. 1894년 7월 15일 저녁에 이 참판이 잡혀갔는데, 비록 죽을 근심이 있더라도 몸을 들어 그를 비호하거나 또는 그렇게 못하면 몸으로 대신할 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문(問) : 조금 전에 ‘이준용과 예전처럼 교유한다면 반드시 예측못할 화가 아무 때나 올 것을 염려하여 절교를 알리는 편지를 요청해서 얻었다’고 했는데, 영감(令監), 서병선의 소견에 반드시 근거가 될 만한 것이 있을 것이다. 증거가 되는 것에 대해 상세하게 듣기를 바란다.
공(供) :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준용은 그 때에 왕실의 가까운 친척일 뿐만 아니라 나라의 정권(政權)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친(至親), 종친과 지위로 말한다면 학식이 뛰어나고 몸을 다스리는 데에 밝은 당대의 사대부를 구해서 그들과 함께 국가의 대사(大事)를 토론해야 하는 것이 그의 직책이나 그것을 하지 않고 밤낮 함께 교유하는 자들은 거의 거칠고 퇴락한 부류입니다. 어찌 시(詩)와 예(禮)가 있는 유자(儒者)의 후예로 저들과 섞여 어깨를 나란히 하겠습니까? 만약에 지금의 권세와 이로움을 함부로 탐내어 훗날에 화근이 숨어있는 것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선조의 가훈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지존(至尊), 임금께 죄를 짓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절교를 알렸고, 이 편지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문(問) : 그 때 본 것이 이것 뿐인가?
공(供) : 특별히 달리 본 것이 없습니다.
문(問) : 조금 전에 예측못할 화가 아무 때나 올 것이라고 한 것은 준용의 소행이 불륜(不倫)의 조목에 많이 해당되어 이런 마음을 먹은 것이 아닌가?
공(供) : 혹시 그 때에 준용의 말과 행동에서 불륜(不倫)의 조목이 명확하게 알 정도로 드러나서 보았다면, 신하가 된 자로서 어찌 잠시라도 비호하거나 숨기며 성토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본 것은 모두 위에서 말한 얘기이고 달리 이것밖에는 근거해서 말할 것이 없습니다.
문(問) : 지난해 6월 이전에 이준용의 사랑에서 이태용을 보지 않았는가?
공(供) : 보지 못했습니다.
문(問) : 6월 이후에 이태용과 이준용의 사랑에서 몇 차례 만나지 않았는가?
공(供) : 지난해 7월 초와 8월 그믐사이에 1~2차례 만났습니다.
문(問) : 그 후에 이준용의 사랑에서 이태용을 다시 만나지 않았는가?
공(供) : 다시 만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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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裁判所)
협판(協辦) 이재정(李在正)
참의(參議) 장박(張博)
주사(主事) 기동연(奇東衍)
주사(主事) 이희덕(李熙悳)
주사(主事) 정훈교(鄭勳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