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問) : 성명은 무엇인가?
공(供) : 임진수(林珍洙)입니다.
문(問) : 나이는 얼마인가?
공(供) : 35세입니다.
문(問) : 어디에 살고 있는가?
공(供) : 서소문(西小門)안에 살고 있습니다.
문(問) : 하는 일은 무엇인가?
공(供) : 주사차함(主事借銜)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문(問) : 어디에서 태어나 성장했는가?
공(供) :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문(問) : 너는 이병휘(李秉輝)를 알고 있는가?
공(供) : 그의 이름만 들었을 뿐 그의 얼굴은 모릅니다.
문(問) : 너는 정인덕(鄭寅德)을 알고 있는가?
공(供) : 알고 있습니다.
문(問) : 무슨 일로 아는가?
공(供) : 정인덕이 정동(貞洞)에 살 때에 배재학당(培材學堂), 본문에는[裁培 學堂]으로 오식의 교사를 한 적이 있는데, 제가 그 때에 자주 이곳을 왕래하였기 때문에 알았습니다.
문(問) : 언제부터 그를 아는가?
공(供) : 재작년 여름쯤부터 그를 알았습니다.
문(問) : 정인덕과 친숙한가?
공(供) : 친숙합니다.
문(問) : 정인덕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공(供) : 일본인 나가세 도쿠주(永瀨得樹)에게 들었는데, 정인덕은 일본 오사카(大坂)에 있고 지금 한문교사를 한다고 합니다.
문(問) : 언제 나가세 도쿠주에게서 전해 들었는가?
공(供) : 초춘(初春), 1월에 들었습니다.
문(問) : 나가세 도쿠주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공(供) : 지금 을미의숙(乙未義塾)의 교사로 있습니다.
문(問) : 너는 박동진(朴東鎭)을 알고 있는가?
공(供) : 정인덕의 집에서 그를 알았습니다.
문(問) : 언제부터 그를 알았는가?
공(供) : 지난해 8월 초에 처음 알았습니다.
문(問) : 너는 이태용(李泰容)을 아는가?
공(供) : 모릅니다.
문(問) : 혹시 네가 이태용과 정인덕의 사랑에서 조용히 수작(酬酌)한 일을 사실에 의거하여 증명함이 있다면 너는 그렇게 그것을 변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供) : 의거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정말로 있다면 무망(誣罔), 기만한 죄를 받을 것입니다.
문(問) : 너는 지난해 8월쯤에 혹시 이준용과 정인덕이 박동진에게 전하는 편지를 직접 가지고 가서 전한 일이 있지 않았는가?
공(供) : 이(李), 이준용의 편지는 애초에 전해준 일이 없었고, 정(鄭), 정인덕의 편지는 제가 직접 박동진에게 전했습니다.
문(問) : 정인덕이 박동진에게 보낸 편지는 무슨 일인가?
공(供) : 그 때에 저는 ‘양호(兩湖)의 비도(匪徒)가 원한을 호소하려고 몽땅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 어리석은 소견에, 저들이 비록 100만의 숫자가 온다고 해도 일본군 1,000여명이 그들을 맞이하면 모두 포에 맞는 죽음을 모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그 때에 비록 국정을 맡고 있는 책임이 없더라도 생령(生靈)들이 죽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볼 수가 없어서 정인덕과 의논 끝에 박동진에게 보내는 편지를 내려 주기를 간청하여 그 편지를 가지고 양호 등지로 가서 시국(時局)을 가지고 타이르고 의리(義理)를 가지고 유도해서 각각 해산하여 마을로 돌아가 생업을 안정하고 움직이지 않으며, 왕명(王命)을 따르고 백성의 근본을 편안하게 하도록 하였습니다. 만약 혹시 따르지 않는다면 저 비괴(匪魁)에게 타일러 각 국의 공관(公館)과 각 국의 공사(公使)에게 급히 해야 할 일을 함께 토론하게 하고 서양 나라의 통용되는 관례에 의하여 별도로 상하의원(上下議院)을 설치한다면 어리석음을 고치고 폐단을 바로잡는 하나의 방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각 국의 조회예식(照會例式)을 모방하여 몇 장의 글을 만들어 가지고 호중(湖中)의 지방에 갔습니다.
문(問) : 호중(湖中)에 도착한 뒤에 박동진을 보았는가?
공(供) : 보았습니다.
문(問) : 박동진은 네가 만든 조회(照會)를 보았는가?
공(供) : 보았습니다.
문(問) : 박동진이 그것을 본 뒤에 어떠하다고 했는가?
공(供) : 박동진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문(問) : 그렇다면 너는 이런 뜻을 비도(匪徒)에게 말했는가?
공(供) : 제가 생업을 안정시킬 얘기와 조회하는 얘기를 저들에게 말했는데, 저들은 모두 어리석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바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문(問) : 너는 그 때 박동진과 정인덕 사이를 왕래할 때에 혹시 수상한 얘기를 듣지 못했는가?
공(供) : 듣지 못했습니다.
문(問) : 비도가 몽땅 올라 온다는 얘기를 누구에게 처음 들었는가?
공(供) : 정인덕에게서 들었습니다.
문(問) : 너는 이런 얘기를 들은 뒤에 정인덕에게 그 이유를 묻지 않았는가?
공(供) : 저들이 따로 가진 깊은 뜻은 비록 멀리서 헤아리기 어려우나 제가 정인덕에게 들은 것을 가지고 말한다면 다만 신원(伸寃) 하는 한 가지 얘기일 뿐입니다.
문(問) : 풀려고 하는 것은 무슨 원한인가?
공(供) : 원한은 각 지역 수령의 가혹한 정치에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사룀
특별법원(特別法院)
판사(判事) 장박(張博)
주사(主事) 김기조(金基肇)
주사(主事) 기동연(奇東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