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問) : 성명(姓名)은 무엇인가?
공(供) : 이태용(李泰容)입니다.
문(問) : 나이는 얼마인가?
공(供) : 53세입니다.
문(問) : 어디에 살고 있는가?
공(供) : 광주(廣州)에 살고 있습니다.
문(問) : 무슨 일을 하는가?
공(供) : 도헌(都憲)의 직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문(問) : 서울의 집은 어디에 있는가?
공(供) : 의궁동(義宮洞)에 있습니다.
문(問) : 언제부터 이 동(洞)에 집을 정했는가?
공(供) : 작년 3월에 처음으로 이 곳에 집을 정했습니다.
문(問) : 박준양(朴準陽)과는 서로 아는가?
공(供) : 알고 있습니다.
문(問) : 언제부터 그를 아는가?
공(供) : 작년 7월에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에서 알았습니다.
문(問) : 그 뒤에 일상적으로 서로 왕래했는가?
공(供) : 그 뒤 서로 간에 1~2차례 만났을 뿐입니다.
문(問) : 1~2차례 만난 시기가 언제인가?
공(供) : 작년 12월 이후의 일입니다.
문(問) : 서병선(徐丙善)과는 서로 아는가?
공(供) : 알고 있습니다.
문(問) : 언제부터 그를 아는가?
공(供) : 6~7년 전에 알았습니다.
문(問) : 누구의 집에서 처음 만났는가?
공(供) : 참판 민병승(閔丙承)의 집에서 그를 알았습니다.
문(問) : 그 사이에 서병선과는 이준용의 사랑에 왕래하지 않았는가?
공(供) : 작년 2월쯤에 한 차례 이준용의 사랑에서 만났습니다.
문(問) : 대군주(大君主), 고종의 칙명(勅命)을 받들어 네가 전후에 걸쳐 〈죄를〉 저지른 사정을 특별히 신문하니 모든 일을 꾸미지 말고 묻는 대로 솔직히 말하여 옥안(獄案)을 신속하게 끝내는 데 편리하게 해야한다.
공(供) : 일일이 바른대로 말하겠습니다.
문(問) : 이준용과 언제 처음 알았는가?
공(供) : 작년 6월 28일~29일 사이에 처음 알았습니다.
문(問) : 그 뒤에 매일 서로 교유했는가?
공(供) : 저는 작년 7월 3일에 남양안핵사(南陽按覈使)로 남양에 내려갔다가 그 달 12일~13일에 복명(復命)하였습니다. 그 전에 6월 그믐부터 7월 초(初) 사이에는 군국기무처에서 당함(堂銜)을 갖고 안팎에서 분주했는데, 어찌 매일 교유할 겨를이 있었겠습니까?
문(問) : 남양에서 복명(復命)한 뒤에 매일 서로 교유 했는가?
공(供) : 그 뒤에 병이 나서 정부(政府), 의정부 도헌(都憲)의 자리에 나가지 못한 것이 한 달이나 되었는데, 어찌 그 사이에 이준용과 교유할 리가 있겠습니까?
문(問) : 그 사이에 매일 서로 교유할 수 없었으나 친숙한가?
공(供) : 그렇습니다.
문(問) : 그 사이에 혹시 이준용과 상의한 일이 없는가?
공(供) : 그 사이에 고향집에 갔다가 탄신(誕辰) 때에 비로소 경성에 왔는데, 그 전에는 아예 서로 의논한 일이 없습니다.
문(問) : 그 뒤에 오랫동안 경성 집에 있었는가?
공(供) : 그렇습니다.
문(問) : 그 사이에 이준용이 혹시 비도(匪徒)를 토벌하는 일로 의논하지 않았는가?
공(供) : 아예 그런 일은 듣지 못했습니다.
문(問) : 박준양(朴準陽)과 이준용은 매우 친밀한가?
공(供) : 친밀한 듯합니다.
문(問) : 그 사이에 안핵사와 도헌(都憲)은 모두 어느 곳의 요청에 따른 것인가?
공(供) : 처음에는 누가 천거했는지를 몰랐으나 나중에 총리어른에게 들었는데, 대원군(大院君)께서 천거하셨다고 하였습니다.
문(問) : 너는 작년 10월과 11월 사이에 좌상(左相), 좌의정에 임명될 것이라는 얘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는데, 네가 아경(亞卿), 참판의 품질(品秩), 품계로 좌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어찌 근거할만한 곡절이 없겠는가?
공(供) : 이것은 꿈속에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문(問) : 이준용과 서로 교유한 뒤에 비밀스런 일을 평소와 다르게 숨기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공(供) : 이준용이 평소와 다른 일은 조금도 알지 못합니다.
문(問) : 네가 준용의 일에 대해선 조금도 모른다고 하는데, 어찌 각 공초(供招)에 섞여 나오는 것이 입술이 합치는 것처럼 들어 맞는가?
공(供) : 저는 애초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입니다. 비록 각 공초에 섞여 나온다고 해도 명확한 근거로 삼기 어려운데, 어떻게 증거가 되겠습니까?
문(問) : 이 옥안(獄案)은 몇달 넘게 지루하게 이어져서 취초(取招)를 받은 자가 몇 십명에 이르고, 공초의 말은 수천만 마디이다. 물이 빠져 돌이 드러나듯이 네가 저지른 사정이 사람마다 없는 얘기가 없고 말마다 섞여 나오지 않는 일이 없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공(供) : 저는 실제로 저지른 〈죄가〉 없고, 각 공초가 어떻게 이와 같은지를 모릅니다.
문(問) : 네가 이처럼 계속 버티지만 이미 드러난 명확한 증거는 어떤 말로 변명하겠는가?
공(供) : 저는 애초에 그런 일이 없으니, 그들과 대질하여 옥석(玉石)이 모두 불타는 탄식이 없기를 바랍니다.
사룀
재판소(裁判所)
협판(協辦) 이재정(李在正)
참의(參議) 장박(張博)
주사(主事) 기동연(奇東衍)
주사(主事) 이희덕(李熙悳)
주사(主事) 정훈교(鄭勳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