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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지금 왜적이 창궐하여 국내의 적신(賊臣)이 아부하고 좌우에 그 우두머리가 〈있게 되었다〉 그 결과 국모(國母)를 시해하고 군부(君父)의 머리를 강제로 깎게 하며 만성[萬姓, 만백성]을 압박하여 개와 양에게 아부하게 하여 요(堯・)순(舜・)공(孔・)맹(孟)의 도가 땅을 쓸듯 보전할 곳이 없게 하는 데에 이르렀다. 그래서 황천상제(皇天上帝)가 위에서 크게 진노하셨고, 지사(志士・)인인(仁人・)육군(陸軍・)만성(萬姓)이 충의(忠義)를 분발하여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고 하늘을 함께 들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가 없다. 아! 본래 우리가 충의의 군대를 일으킨 것은 어쩔 수 없어서 실행한 게 아니고 이것은 하늘에 호응하고 인심에 따른 거사이다. 반드시 중화(中華)를 높이고 이적(夷狄)을 배척하여 나라를 위해 원수를 갚아 치욕을 씻는 것이 첫 번째 대의(大義)이다. 이것은 모두 당당한 대의이다. 의병이 이르는 곳에 각 영(營)의 각 관장(官長)이 만약에 형편을 보아 관망하며 호응하지 않는 자와 적들에게 붙어 군정(軍情)을 어지럽히려고 하는 자가 있다면 이들은 모두 이적(夷狄)과 금수(禽獸)의 부류이다. 난신적자(亂臣賊子)의 동조자는 결단코 군율(軍律)을 시행하여 먼저 목을 벤 뒤에 보고해도 좋을 것이다.

을미[乙未, 1895년]년 2월 17일 강원도 춘천(春川) 의병장(義兵將) 이소응(李昭應)

아! 우리 동토(東土)의 사람은 모두 나의 맹서를 들으라.

우리 청구[靑邱, 우리나라의 별칭]가 비록 바닷가에 있으나

단군(檀君)이 터를 잡은 옛나라는 추로[鄒魯, 맹자와 공자]의 유풍(遺風)을 간직하였네.

우리 임금을 임금답게 하고 우리 백성을 백성답게 하여 현성[賢聖, 현자와 성인]의 은택이 피부와 골수를 적셨네.

유자(儒者)의 옷을 입고 유자의 행실을 하였고 화하[華夏, 중국]의 제도가 마음과 눈에 있었네.

한양에 도읍을 하여 황명[皇明, 명나라]에 조공을 하였네.

3,000리 강산이 선왕(先王)의 강역(疆域)이 아닌 곳이 없고

500년 종묘사직이 실제로 신인(神人)에 힘입어 아름다움을 이루었네.

갑신년[甲申年, 1884년]에 반란을 일으키는 역적이 황지(潢池)에서 무기를 휘두르네.

임금을 배반하고 역적질을 하였으니, 오상(五常)을 어긴 죄가 이보다 큰 것이 없고,

왜놈을 몰아내다가 재앙을 빚었으니 두 나라의 소요가 점점 커졌네.

4흉[四凶, 순임금 때의 4명의 악인]이 비록 그러하나 8간[八奸, 8명의 간신]은 또한 무엇인가?

안으로는 문무(文武) 〈대신이〉 권력을 훔쳐 추축(趨逐)하고, 밖으로는 목백[牧伯, 목사와 감사]이 영읍(營邑)을 어지럽히며 창화(唱和)하네.

우리의 복록을 먹고 우리의 법을 바꾸어 나라가 전부 피폐해졌고

왜놈 옷을 입고 왜놈을 배우니 금수(禽獸)와 멀지 않네.

사슴이 말이 되드니 아주 간악한 사람이 유행하고, 여우가 호랑이의 〈위엄을〉 빈데다 외부의 오랑캐가 아울러 침범하였네.

어리석은 사내와 어린애는 여전히 임진왜란 때의 원수를 전하고 있고, 산천과 초목도 세상을 놀라게 한 갑오년의 〈일을〉 싫어하네.

어리석은 저 간사한 원흉아 너도 역시 인류인가?

개와 말도 귀가 있으니 내 경계를 들어라.

용사[龍蛇, 임진년을 가리킨다]의 해에 섬의 왜가 모반을 하여

사람은 어육(魚肉)이 죽고 도성(都城)은 함락되었네.

네 할아버지와 네 아버지가 신하와 백성이 되었네.

적에 달려가서 절사(節死)하는 용기를 갖기도 하고, 나라를 보전하고 충성을 다하는 수고를 하기도 하였네.

당세(當世)에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어 남긴 업적이 뛰어났고,

후손에게 복록을 주어 은택이 넘쳐났네.

그대는 조선의 골육(骨肉)으로

기꺼이 오랑캐의 신장(腎腸)이 되었네.

감히 성묘(聖廟)의 제사를 그만두어 도척[盜跖, 春秋 시대에 노나라 사람으로 큰 도적]의 무리가 되고,

먼저 변방의 방비를 폐지하여 진회(秦檜)처럼 나라를 팔았네.

하늘과 땅이 무너지고 머리털이 깎였으니,

만고의 변고이며 팔역(八域)이 모두 수치이다.

너희는 바로 임금도 없고 아버지도 없는 자식이고, 하늘과 땅을 거스르는 부류이다.

네 머리를 쪼개고 네 간(肝)을 갈라도 그 죄가 오히려 가볍고,

네 혀를 문지르고 네 몸을 저며도 수치를 씻기가 어렵다.

3강(三綱)이 땅에 떨어져서 만백성이 하늘에 호소한다.

혼란이 극에 달하자 다스릴 것을 생각해서 인륜에 상도(常道)가 있게 되고,

악을 징계하고 선을 드러내어 하늘의 도가 순환하게 되었네.

내가 그것을 개탄하여 일개의 포의[布衣, 벼슬을 하지 않는 선비]로 3척(三尺)의 장검(長劍)을 뽑았다.

충(忠)과 신(信)을 갑주로 삼아 일시에 하늘을 받들고 사람의 마음을 따랐으며

인의(仁義)를 간성(干城)으로 삼으니 사방에서 바람을 바라보듯 빠르게 달려왔네.

병사들이 모두 흰옷을 입고 위로는 임금의 원수를 갚으려 하고, 하늘에 맹서하며 아래로는 백성의 바람을 위로하였네.

여러 군자들에게 원하노니

본래 충의(忠義)를 품고, 오랫동안 장부(壯夫)의 방략을 감추었네.

자방[子房, 張良]이 몽둥이 하나로 한(韓)나라를 위해 복수의 뜻을 불러 일으켰고,

공명[孔明, 제갈량]은 8진(八陣)으로 한(漢)나라 중흥의 기틀을 먼저 세웠네.

때가 왔으니, 일을 실행할 만하다.

반역의 기운을 없애고 영웅의 방략으로 군대를 지휘하라.

왜를 쫓아내고 서양의 〈오랑캐를〉 토벌하여 위기의 사직(社稷)을 반석(盤石)과 태산(泰山)위에 둘지어다.

한 번의 북 소리에 호응하고, 3번의 명령에 바람처럼 〈일어나라〉

산과 바다에 맹서하고 먼저 독수[禿首, 머리를 깎은 자]를 베고,

피를 씻고 쓸개를 맛보며 간악한 자들을 모두 없애라.

〈머리를〉 깎여도 죽는 것이고

〈의병을〉 일으키면 의(義)가 된다.

그대들에게 바라노니 특별히 의기를 분발하여 하루가 아니 되어 일제히 모여서

함께 대사(大事)를 이루자

감히 이 격문을 선포하는데

누가 일어나지 않겠는가?

우진동영격문(右鎭東營檄文) 을미[乙未, 1895년] 11월 21일.

주석
이소응(李昭應) 이소응[李昭應,1861~1928]. 한말의 의병장으로 본관은 전주이고 호는 습재(習齋)이다.
진회(秦檜) 진회[秦檜, 1090~1155]. 남송 때의 정치가로 자는 회지(會之)이다. 재상이 되어 악비(岳飛)를 무고하여 죽이고 금(金)나라와 화약(和約)을 체결한 대표적인 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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