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出使)한 병정에게 보낸 전령
대구의 병정 한 100명 정도를 구원을 청해서 거느리고 올 뜻으로 영(令)을 받들고 출사한 지 이미 많은 날을 경과하였는데도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무슨 곡절인지 알 수 없다. 황간 등지에 도둑의 형세가 매우 빽빽하므로 여러 차례 해당 현(縣)이 구원해 주기를 청하면서 위급한 사태를 고함이 몹시 다급하고, 저들의 형세를 생각하면 너무도 급박하여 분하기 그지없다. 그러므로 이에 급족(急足)을 정하여 영칙(令勅)하노니, 만일 혹시라도 수효대로 거느리고 오거든 중도에서 잠시도 지체하지 말고 삼배도(三倍道)로 밤새워 거느리고 와서 대기하고 있다가 제때에 가서 구원하여 실효가 있도록 하라. 이때 거행함에 조금이라도 혹시 느슨하게 한다면 일체 군율(軍律)을 시행하는 일을 단연코 그만두지 않을 것이니, 이 점을 알아서 두렵게 여기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마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