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선산에 보낸 감결
지금 이 소모(召募)하는 일의 요점은 단연코 호령을 신속하게 내는 데에 있으니, 그런 뒤에야 일이 안정될 수 있다. 그런데 군문(軍門)이 신설될 초기에 조약(條約)에 대해 감칙한 지 열흘이 되었건만, 후록(後錄)한 각건 성책(各件成冊)은 하나도 보고된 바가 없다. 이것이 무슨 거행이며, 또한 중군소(中軍所)가 혁파된 뒤에 빼앗은 동도의 산물(産物)을 책으로 작성해서 보고하라는 뜻으로 엄하게 신칙한 지 이미 오래인데, 또한 어떠한 보고도 없는 것은 이 역시 실속 없는 문식으로 여겨서 그러한 것인가.
지금 비류 수천 명이 황간 등지에 둔취해 있다고 한다. 때문에 본읍 병정 300명을 징집하였는데, 단지 100명만 보낸 것은 색책(塞責)을 면치 못한 것이다. 아직 대기하지 않은 200명에 대해서는 착실히 훈련을 시켰다가 다시 지위(知委)할 때를 기다려서 보내도록 하되, 일마다 거행하는 것이 이처럼 지체된다면 소위 ‘해장(該掌)’이란 것을 장차 어디에 쓰겠는가? 이것을 만일 그대로 둔다면 반드시 호종(怙終)하는 습관을 기를 것이다. 다스림을 엄히 하고 법을 실시하는 차원에서 제대로 검칙(檢飭)하지 않은 해당 수교(首校)는 각건 성책을 가지고 지금 간 병정에게 압부상사(押付上使)하되, 만일 혹시라도 지체한다면 응당 군율로 다스릴 것이다. 십분 두렵게 여기는 생각을 가지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