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黃澗)에 유진한 유격장(遊擊將)에게 보낸 전령
얼마 전 이미 영칙하였으니, 그간에 도착하리라 생각하였는데, 영병(營兵) 300명 중에 150명은 이미 도착하였고, 150명은 오늘 날이 저물기 전에 들어온다고 하였으며, 일본 사람 150명은 금방 들어왔고, 서울 간 일본 병정도 수효가 많다고 하니, 이 뜻을 즉각 비밀히 상주유진소(尙州留陣所) 및 청주진(淸州陣)에 통지하도록 하라. 또 거창(居昌)의 군정이 오래지 않아 요로(要路)를 따라온다고 한다. 지금의 사세는 너댓 곳의 군병이 일제히 도착한 후에 힘을 합해 같이 친다면 빠뜨림 없이 초멸(剿滅)하는 것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비록 4, 5일이 걸리더라도 기이한 꾀를 빚어내어 일시(日時)를 약속했다가 20일 후에 질정하여 각처와 기약하고 기약한 날 일제히 온 연후에야 도적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으로 급히 서둘러 비밀히 상주의 진영에 통지하여 군정을 황간으로 옮겨서 진(陣)을 결성하게 하고, 방수할 진지는 향교(鄕校)의 땅이 가장 좋으니, 다시 이곳으로 정하는 것이 마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