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安義)의 조방장(助防將)에게 보낸 이문

상고할 일. 지금 무주의 적당(賊黨)이 청산 등지에 수만 명이 둔취하여 이미 황간ㆍ영동ㆍ청산 등 읍의 성을 함락시키고, 선동하는 말로 위협하기를 “곧장 추풍령을 넘어서 장차 선산ㆍ지례ㆍ거창ㆍ안의 등의 읍으로 향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과연 그들의 말과 같다면 오른쪽 아래의 가까운 읍들이 혹심하게 흉봉(凶鋒)의 화를 입을 것입니다. 이때의 방어는 소홀히 할 수 없거늘, 저희 측이 새로 설치한 군문은 모든 것이 갖추어지지 못한 데다가, 요충지대에 놓여 있어 좌우에서 병정을 징집하여 금방 황간으로 보냈기에 또한 중과부적의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에 이문하오니, 귀측의 병정 100명에게 각각 총과 창과 약환과 5일분 양식을 휴대시켜서 이달 19일 날이 저물기 전에 일제히 추풍령으로 보내어 함께 토벌하여 도적을 깨끗하게 제거할 방도를 도모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니, 상고하여 시행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