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성(金烏山城)의 별장(別將)에게 보낸 전령
새로 설치된 군문은 하나도 제대로 갖추어진 것이 없는데, 지금 큰 도적이 그 무리 수만 명을 거느리고 와서 청산(靑山) 지방에 둔취(屯聚)하여 선동하는 말로 위협하기를 “장차 추풍령과 괘방령 사이를 넘을 것이다.”라고 하기 때문에 그들의 정상을 자세히 정탐하였더니, 그 창궐의 상태와 치장의 세력이 대단히 두렵다. 이 적들이 만일 재를 넘는다면 오른쪽 아래에 있는 가까운 읍들이 입을 화는 장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바야흐로 방어할 계책을 구상해야 하겠는데, 가지고 있는 병기라고는 고작 조총과 무딘 창에 불과하니, 많은 적을 대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영칙(令飭)한다. 본성(本城)에 있는 대훈고(大燻庫) 2좌(坐)를 지금 간 병정에게 밤을 새워 함께 올려보내고, 총과 창과 그리고 화약의 수효를 책으로 작성해서 신속히 보고해 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