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양호도순무영(兩湖都巡撫營)의 전령
살리는 방법으로 만물을 가르치면 엄하더라도 혹독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어지러운 법으로 사람을 다스릴 경우는 너그럽게 하면 반드시 오만하게 된다. 대숙(大叔)이 관용을 베풀자 정(鄭)나라 도적이 그치지 않았고, 제갈공명(諸葛孔明)은 엄격함을 숭상하자 촉(蜀)나라 백성들이 편안하였다. 이것이 어찌 위엄을 부려서 구휼한 것인가. 때에 따라 조처함이 달랐기 때문이다.
죄가 있는 사람을 처벌하지 않으면 죄가 없는 사람을 보호하지 못한다. 이미 벌어진 뒤에 징계하고, 해(害)는 다시 침입하기 전에 제거하여 근본을 싹 뽑아 버려 하나도 남은 것이 없는 연후에야 좋은 풍속을 권장할 수 있고, 청평(淸平)한 시대를 기대할 수 있다.
방금 비류(匪類)의 경보(警報)가 조금 조용해지고 새 나간 비류의 싹이 몰래 자취를 감추었다. 그것을 비유하자면 앓는 종기가 밖은 봉합되었지만 안은 곪은 것과 같으니, 지금 기회를 잃고 다스리지 않는다면 장차 다시 어떻게 되겠는가. 무릇 죄가 기강을 범하는 데에 관련되어 극도로 흉패(凶悖)하는 경우는 모두 곧 일일이 낱낱이 잡아 죽여 후환을 영원히 막고, 혹시 포악한 짓을 자행하여 죄 없는 사람에게 제멋대로 해를 입힌 경우는 사율(師律)보다 더 엄한 것이 없어서 용서할 수 없다. 이 전령이 도착하는 즉시 두렵게 여기는 생각을 가지고 거행하는 것이 마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