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진한 유격장에게 보낸 전령
비류를 조금 안정시키자 해산하고 각 진(陣)으로 돌아간 지 이미 며칠이 되었는데, 유독 본진만 두리번거리며 돌아오지 않고 흩어진 적을 잡는다 핑계하고서는 평민을 주구(誅求)하는 일을 한없이 하고 있다니, 듣기에 해괴하기 그지없다. 당초에 병정을 거느린 목적은 출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뜻이 토색(討索)하는 일에 있었으니,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나도 모르게 머리끝이 쭈뼛해진다. 많은 말 필요 없고 이 전령이 도착하는 즉시 날듯이 속히 군병을 이끌고 진으로 돌아가라. 만일 혹시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응당 별도의 조처가 있을 것이다. 두렵게 여기는 생각을 가지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