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黃澗) 남면(南面) 군내면(郡內面)에 보낸 전령
크게 구호를 외치는 것을 거행하라는 일은 작년 섣달에 이미 영칙(令飭)한 바 있거니와, 지금 듣건대 법강(法綱)이 해이해져서 부근의 각 동네가 돌아가며 수직을 하지 않고 동네 주민이 새 나가는 데로 한만스레 무슨 일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록 창졸간에 비류의 비상사태가 있더라도 어떻게 급히 고할 수 있겠는가?
10리의 안 요로 변에 막(幕)을 10군데 쳐 놓고 부근 동네 사람으로 하여금 낮에는 두 명씩, 밤에는 네댓 명씩 한도로 돌아가며 수직하여 목소리가 서로 통하게 소리를 질러 서로 전하도록 하라. 저 막으로부터 뜻밖의 걱정이 있거든 시끄럽게 외쳐 부르는 소리가 차차 전하여 여기에 미친다면 군제(軍制)에 늦어서 시기를 잃을 탄식이 없고, 또 수상한 사람이 있거나 비록 심상한 행려(行旅)라 하더라도 거리낌 없이 왕래하는 자는 일체 잡아서 어디를 무슨 일로 가는지와 신표(信標)가 있는지 없는지를 질문해 본 뒤에 분명하게 응답하면 곧 돌려보내도록 하라. 만일 어물거리는 말을 하거나 두리번거리는 행동을 하거든 즉시 결박하여 본 군문으로 잡아 올려 상세히 조사해서 조처를 취하는 데에 대기시키도록 하라. 특별히 염문하는 아래에 만일 거행을 등한히 하는 폐단이 있다면 너의 동임(洞任)은 엄한 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줄 알아서 두렵게 여기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마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