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19일 경영에 보낸 보이
경상도 소모사는 첩보하는 일. 동학 괴수 접주 열두 놈을 잡아 죽인 연유는 전에 이미 보고하였거니와, 남홍언(南洪彦)과 편사흠(片士欽)이 거느린 포(包)는 5, 6만 명이나 되었는데, 작년 8월 이후로 크게 세력을 떨쳐 소리치기를 “전라도 한 도는 거의 다 성을 함락하였고, 충청도와 경상도 두 도는 장차 도륙(屠戮)할 것이니, 통일의 계획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쉽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런 뜻을 가지고 작성한 그들의 소위 “개남의 처소로 보낸 신하라고 일컫는 소초(疏草)”라는 것을 그들 집에서 찾아냈으니, 참으로 국가가 생긴 이래로 없었던 대역적입니다. 그 흉계(凶計)를 세밀히 구명하면 이 두 놈의 죄상은 전봉준과 김개남(金開南)보다 더하며, 전천순(全千順)과 김원창(金元昌)은 곧 전봉준의 폐부(肺腑) 역할을 하는 거괴로서 영남에 출몰하면서 기포(起包)를 독려하는 놈이고, 김화준(金和俊)과 김순필(金順弼)은 바로 최시형(崔時亨)의 혈당폐친(血黨肺親)으로서 보은(報恩)의 거괴로 지목되어 더욱 심하게 수창하는 자이고, 최복지(崔福只)ㆍ조복용(曺卜用)ㆍ남성원(南聖元)ㆍ이인길(李仁吉)ㆍ이수원(李守元)ㆍ김봉이(金奉伊)는 각각 영남의 ‘대접주(大接主)’라 칭하는데, 매 사람이 거느린 포(包)는 혹은 8, 9천 명, 혹은 수만여 명이나 되며, 양호[전라도와 충청도]의 사이에 몇 읍성이 함락된 것은 모두 이 무리가 변란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열두 놈의 흉악한 설계는 죽어도 남은 죄가 있으며, 추후에 체포한 16명 중에 성주의 읍성을 함락할 때 수창(首倡)한 거괴는 이응원(李應元)ㆍ전명준(全命俊)ㆍ현복만(玄卜萬)ㆍ김상필(金尙弼)ㆍ김치서(金致瑞)ㆍ이오철(李五哲) 등 여섯 놈인데, 이달 14일 사시(巳時)께 조방장 김산군수와 함께 김천역(金泉驛) 대도(大都) 장시에서 자리를 열어 모두 포살하였고, 그 밖의 협종(脅從) 10명은 모두 징계하고 놓아 주었습니다. 다행히 세전(歲前)에 크게 어기고 연달아 동학의 큰 괴수를 잡아 참수한 것에 힘입어 적에 대한 원근의 경보가 조금 멈추었지만, 최괴(崔魁, 최시형)를 잡지 못하여 후환을 예측할 수 없고, 많은 무리가 잠적하여 화기(禍機)를 포장하고 있으니, 저들 세력을 생각하면 안정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확청(廓淸)할 방법은 참으로 근심할 바이므로 연유를 아울러 첩보하는 일.
1. 군무아문(軍務衙門) 1. 내무아문(內務衙門) 1. 순영(巡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