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면(本面) 회약소(會約所)의 게시문
요사이 비류(匪類)들이 도인(道人)을 빙자하여 많은 무리를 소취(嘯聚, 휘파람으로 신호하고 패거리를 모음)하고, 마을을 노략질함이 끝이 없다. 아! 우리 열성조께서 5백 년간 덕으로 가꾸어 온 나라에 이처럼 막기 어려운 변란이 있었던가. 이에 성상께서는 백성들의 무고함을 딱하게 여기시고 밤낮으로 근심 걱정하시며 십 행의 윤음을 열 읍에 반포하였다. 또한 감영과 부(府)에서의 금칙이 이와 같이 준엄하고, 선무사가 윤시(輪示)함도 늠연하기가 빙설(氷雪)과 같으니, 누가 감히 그 뜻을 위반하겠는가. 우리 세 고을의 약조는 실로 누구나 갖고 있는 똑같은 본성에서 나온 것으로, 도적을 쳐 없애는 것으로 계획을 삼았다. 그러므로 면(面)에는 약장(約長)이 있고, 마을에는 통수(統首)가 있으니, 무릇 우리 회약 내의 사람들은 조약을 어기지 말고 하나같이 적을 막아내는 계책을 행하여, 사설을 물리치고 정도를 지켜서 조정에서 함양해 준 교화의 만분의 일이라도 갚기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