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새벽에 사람들을 이끌고 가서 대응하였다. 고개에 이르니 도적들이 이미 소식을 듣고 달아나 버렸는데, 도망간 곳을 알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총기를 들었는데, 앞에 대적할 적이 없자 급서를 보낸 사람에게 꾸짖어 말하기를,
“도적이 어디 있느냐? 지금 출행한 것이 헛되이 놀란 것이나 다름없으니 매우 부당하다.”
라고 하였다. 내가 응대하여 말하기를,
“허허실실(虛虛實實, 상대방의 허점을 찌르고 실리를 얻는 계략)이라는 것이 있으니, 어찌 오늘 놀랬던 것이 후일 놀라지 않게 되지 않을지 알겠는가?”
라고 달래고 만류하며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