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근에 거주하는 육선옹(陸船翁) 최성문(崔性汶) 씨가 평소에 품은 생각을 토로하여 말하기를,
“병법에서는 ‘마음을 공격하는 것이 상책이고, 성을 공격하는 것이 차선책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먼저 우리의 뜻을 결정하고 역량을 헤아려서 대처하며, 형세를 살펴서 나아가야 합니다. 도를 배반하고 인륜을 무너뜨리는 저 무리들은 단지 근원이 없는 길바닥의 괸 물에 불과하니, 어찌 능히 오래가겠습니까?”
라고 하고서, 이어 시무(時務)의 기밀 사항을 써서 보여 주었다. 저녁에 이르러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