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일
관아에 들어가서 본관 사또를 뵙고, 향교에서 회약한 일에 대해 질의하기를,
“이번에 차임한 것은 실로 문무를 강구하고 닦기 위해서입니다. 모두 공의(公議)에 따라 직임을 뽑았으나, 적의 침략에 대한 방비를 맨손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모름지기 창고를 열고 무기를 꺼내서 면의 정해진 수효대로 나누어 주어 일에 임해 구차하지 않게 하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하니, 사또가 말하기를,
“당연한 일이다.”
라고 하고서, 드디어 군정들에게 총과 화약, 병기 등을 꺼내 주도록 허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