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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창계실기 蒼溪實記
일러두기

창의실적서(倡義實跡序)

갑오 동비의 난에 호남은 진탕되고 영남은 점점 빠져들어 가서, 민심이 흉흉하여 황하가 무너지듯 하였다. 이때에 일개 초야의 선비가 앞장서서 민중들을 이끌고 그 요충지에서 적을 맞이하여 그 바야흐로 떨치던 기세를 꺾으니, 영남이 이에 의지하여 편안하였다. 나는 그 일을 서울에서 듣고 장하게 여겼다. 그러나 그 자세한 것을 알 수 없었다. 그 뒤 10여 년이 지나 족제 신준의(申準儀)가 구산(龜山, 의흥의 옛 지명)에서 나를 찾아왔다. 나를 위하여 그때 일을 설명해 주고서 “이것은 구산의 고사(高士) 신석찬이 지은 것입니다.”라고 하고서 실기(實記) 한 책을 보여 주었다. 내가 세 번 반복해서 읽고 탄식하며 글을 짓는다.
 지금 세상에 선비 된 자는 바야흐로 임하(林下)에 있을 때에는 마치 처자가 규중에 있는 것처럼 은연중에 자기를 수양할 뿐이다. 그러나 나라의 운명이 어려움에 처할 때에 마른 오동나무[枯梧] 책상과 좀 먹은 서책 사이에서 떨쳐 일어나 의를 지키고 적을 토벌하는 일을 하는 자는 그 지조와 절개, 재략이 다른 사람보다 몇 등급 뛰어난 사람이 아니면 능히 할 수 있었겠는가. 나는 이에 신군이 선비 중의 호걸이며, 그 평소 축적한 바를 알 수 있었다. 가령 왕실을 지키는 중요한 신하가 되어 외적의 침략을 막아내게 하였다면, 어찌 충성을 다하고 의를 떨쳐서 적개(敵愾)의 공을 이루지 못했겠는가. 애석하도다. 그가 능히 일찍 시대에 조용(調用)되지 못하고 시험한 바가 여기에 그치다니!
 나는 지금 두문불출한 지가 오래되었다. 구산 남쪽으로 나귀를 채찍질하여 초당(草堂)의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멀리서 각건[角巾, 은자(隱者)의 관]을 쓰신 분 우러르며 한번 흉중에 간직한 바를 발설한다. (『시경』에 나오는) 「겸가(蒹葭, 갈대)」라는 시에 이르기를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 임을 따르려 해도 길이 험하고 멀도다.’라고 하였으니, 내가 바야흐로 거슬러 올라가고자 하나, 뜻을 이룰 수가 없구나. 이제 그 말을 책의 끝에 써서 사귀기를 바라는 뜻을 다할 뿐이다.
 완성군(完城君) 완산(完山) 이봉희(李鳳儀) 서(序)

주석
왕실을 지키는 중요한 신하 왕실을……신하:믿을 수 있고 도움이 되는 신하를 뜻하는 “조아지사(爪牙之士)”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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