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부사 유제관은 전봉준의 영칙에 의거하여 세미 3백여 석을 독촉하여 군량미로 보태 사용하였으며, 짚신 3천여 켤레를 거두어들여 (동도의) 군수용품으로 조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고을의 접주 겸 집강인 윤일봉과 더불어 속내를 터놓고 교제하였으며, 전봉준의 적도가 삼례에 주둔하고 있을 때 빈번하게 내왕하였으니 이것은 참으로 조정의 명을 받은 관리로서의 직사에서 크게 어긋난 것입니다. 또한 같은 고을의 괴수 장달원, 최난선, 오광신, 윤일봉 및 이름을 알 수 없는 진가 놈이 경내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그를 방치하고 체포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백성을 위무한다는 한 가지 대목만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그 사체를 살펴본 즉, 비록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조정의 명을 받은 관리로서의 직사가 아닙니다.
세미 3백여 석은 해당 고을에 봉치하였으며, 2백여 석은 삼례로 수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전봉준이 경계를 지나갈 때 소 7마리를 잡아 (동도들에게) 먹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