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정월 27일 민종렬이 배수하며 올립니다.
군사의 위세가 멀리 떨치매 적의 기세가 점차 수그러졌습니다.
공이 가신 뒤에 산은 가볍고 멀리 티끌을 바라보니 공의 생각이 납니다.
봄날이 추운데 전란의 와중에 객지에서 편안하신지요.
거느리고 있는 수하의 군사는 행군의 여독에서도 별다른 손실은 없는지요.
멀리 공을 향해 그리는 마음은 때로 깊지 않음이 없습니다.
저는 병 기운이 온몸에 퍼져 자력으로는 어떻게 다스릴 도리가 없습니다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갑자기 생각건대 공이 아니면 누가 돌아가 탐간(探間)하고 절략(節畧)할 수 있겠습니까. 이만 줄입니다.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