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하기를, “근래에 비도(匪徒)들이 많아져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전에 없던 변고이다. 임금의 명령에 항거하면서 ‘의병(義兵)’이라 일컫고 있으니, 차마 이와 같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인들 하지 않겠는가? 또한 이처럼 민심이 안정되지 않은 때에 어찌하여 협잡을 부리는 간교한 소인배의 무리들 이 문서를 위조하고 비류(匪類)들과 서로 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니 매우 마음이 아프다.
이후부터 이처럼 수상한 무리들이 밀지(密旨)라고 하거나 혹은 분부(分付)라고 하여 민간에서 선동하거나 관장(官長)을 협박하는 일이 있으면, 모두 즉각 잡아서 먼저 목을 베고 나중에 보고하라. 만일 주저하여 결행하지 않거나 덮어두고 보고하지 않았다가 발각되는 날에는 마음대로 놓아준 죄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묘당(廟堂)은 삼남의 도신과 수신들에게 급히 알리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