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은 궁성 외곽을 담당하는 장수의 직을 맡았으니, 맡은 임무가 가볍지 않다. 무릇 군사를 일으킬 때에는 일의 기미에 응하여 백성을 안정시키고 적을 제압하라. 평상시의 일에 응할 때에는 옛 법이 있다. 혹시라도 임금인 나와 경(卿)이 남들과 의논하지 않고 처치할 일이 있을 때 밀부(密符)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시행할 수 없다. 또한 의외의 간모(奸謀)는 발생하기 전에 미리 막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비상(非常)한 명령을 내리게 되면, 밀부를 서로 맞추어보아 의심할 점이 없으면 마땅히 명령을 거행하라. 그래서 압을 새기고 “제11부(第十一符)”를 새긴 밀부를 내려주니, 경은 그것을 받을 것이며, 이에 유서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