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부사 이두황이 첩보합니다. 9월 26일 진시(辰時, 오전 7~9시)에 도착한 음죽현감이 보내온 공문의 내용에, “9월 25일 유시(酉時, 오후 5~7시)에 알지 못하는 놈 수천 명이 동도(東徒)라고 칭하면서 각각 총과 도환(刀環)을 지니고 관사를 둘러싸서, 군기고를 부수고 모두 빼앗아갔다”고 하였으니, 이를 듣자마자 빨리 보고하고 곧바로 병사들을 내어야 하지만, 이때는 부사가 병사들을 이끌고 부임한 지 불과 3,4일이어서 군대의 대오를 정돈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또한 가벼이 군사를 움직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마침 그때에 동도 수만 명이 죽산(竹山) 광혜원에 모여 있었으므로, 만일 성을 떠나게 되면 적의 공격을 받을 염려가 있어서 병사들을 나아가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제(題) : 먼저 광원(廣院, 광혜원)을 해결하되, 적과 마주쳐서 명을 따르지 않는 자는 목을 베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