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병사 이장회가 원본을 베껴 보고하는 일입니다. 충청병영 아래에 동도(東徒)들이 작변한 상황을 이미 임금께 급히 아뢰었으며, 변란을 한번 거친 후에 군민들이 아직도 울부짖고 있으니, 밤낮으로 단속하여 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밖에서는 한 곳에 모여 있는 자들이 많고, 안으로는 쌓아둔 곡물이 없으므로 사라갈 방도가 없으니, 실로 걱정스럽습니다.
이번에 영동현감 오형근(吳衡根)의 첩정을 보니, “9월 27일 동도가 갑자기 들이닥쳐 군기와 집물[汁物]을 모두 약탈하였다”고 합니다.
1시에 도착한 진천(鎭川) 공형(公兄)의 문장 내용에, “9월 29일 진시(辰時, 오전 7~9시)에 안성의 동도(東徒) 수만 명이 갑자기 들이닥쳐 군고(軍庫)를 부수고 안에 있던 군기를 모두 빼앗아 갔습니다. 국가의 물건을 잃어버려 분기로 격분한 본 현감은 마침내 스스로 목을 찔러서 목숨이 다할 지경에 있다”고 합니다.
동시에 도착한 회인현감 유필환(兪弼煥)의 첩정 내용에, “9월 30일 사시(巳時, 오전 9~11시)에 동도(東徒) 수백 명이 각각 창과 칼을 지니고 관아에 난입하여 군기고를 부수고 쌓여 있던 집물들을 모두 빼앗아 갔다”고 합니다.
며칠 사이에 8읍의 군기를 차례대로 약탈하였으니, 이미 매우 큰 변고입니다. 그리고 수령이 의분에 격발되어 스스로 목을 찌르니, 이는 이전에는 없던 일입니다. 놀랍고 참담함을 이길 수 없습니다. 지금 막 감찰할 사람[耳目]들을 보내어서 여러 방면으로 치료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번에 이들 3읍의 일은 불의에 나온 것으로 형세 또한 어찌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일이 군정(軍政)과 관련되어 용서하기 어려우므로, 영동현감 오형근・회인현감 유필환을 우선 파출하고, 진천현감 안정수(安鼎壽)는 충의로 말미암아 스스로 목을 찔렀으니, 갑자기 죄안에 올리는 것은 아마도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임금께서 처분을 내려주시기를 기다립니다. 변고를 일으킨[作變] 우두머리를 무찔러 사로잡고, 군물을 다시 찾아 각별하게 단속하여 거행한 것을 급히 임금께 아룁니다.
제(題) :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