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군수 홍운섭이 첩보합니다. 군수가 이끄는 본영의 병정 2소대가 수원에 와서 주둔하고 있습니다. 본영에서 병정 1소대에 명령하여 알린 것으로 인하여, 일본군사와 함께 앞에서 이끌고 호서지역으로 파송되었으며, 1소대만 거느리고 임지로 나아갔습니다.
9월 30일 전령의 내용을 받들어서 청주로 나아가려 하였으나, 본 고을은 소요를 거친 이래 조그만 일에도 놀라서 위축되는데, 비류(匪類)들이 창궐하자 그들이 경계 내에 들어 올 것을 염려하여 주야로 공연히 놀라고 있습니다. 주둔했던 병사들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관리와 백성들이 어쩔 줄 몰라서 허둥지둥하며 모두가 흩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을 공격하고 막는 사이에도 민정(民情)을 돕지 않을 수 없어서 곧바로 군대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지금 본영의 군사 2소대가 또한 내려갔기 때문에, 민심을 달래려고 1소대를 본읍에 남겨 주둔하였고, 2소대는 금방 청주로 빨리 달려갔으나 단출하고 외로운 군사력을 가지고는 앞뒤로 몰아치는 상황에 대하여 응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원래의 영사(令辭)를 함께 죽산부에 보내서 상의를 하였더니, 단지 영칙(營飭)을 아직 보지 않아 군대를 움직이지 않겠다고 하여, 할 수없이 홀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단출하고 외롭고 또한 후원이 없기 때문에 매우 고민스럽고 절박합니다.
제(題) : 죽산에 머물면서 나아가지 않고, 접응하는 것이 아직도 더디니, 어찌 군대의 규율이 있다고 하겠는가. 지금 ‘청주병영의 상황이 조금은 느슨해져 있고, 또한 경병이 일본군사와 함께 도착하였다’고 들었다. 진천과 목천에서 적을 깨끗이 없애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러한 뜻으로 공문을 주고받아 거행할 것이며, 대병(大兵)이 접응하기 위해 지금 바로 떠났으니 적을 무찌르고 사로잡을 방법을 선봉진이 절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