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는 지극히 어질지만 위엄을 지녀 매서운 기운을 행하며, 부모는 매우 자애로우나 노할 때는 회초리로 매를 때린다. 어찌 애증이라 하여 차이가 있겠는가. 실로 법을 어기고 범하였기 때문에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아! 우리 임금께서는 너희들 모두를 우리 적자라 생각하신다. 감히 난을 칭하니 어찌하여 양심이 없는가. 반드시 말미암은 바가 있을 것이니, 마치 다친 사람을 대하듯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차마 갑자기 화를 내지 못하여 은혜로운 말로 깨우치시고, 살길을 제시하여 이끄신다. 그럼에도 너희들은 사리에 어둡고 완고하여 다스려지지 않고, 패악을 더욱 심하게 저지르고 있다. 너희들은 이를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의 죄가 어디에 있는지.
너희들이 도참설을 터무니없게 주장하고, 요사스럽고 괴상한 짓을 선동하여 어리석고 우매한 자를 꾀어서 윗사람을 능멸하고 범하고, 군대의 기계를 훔치게 하고, 공적인 재물들을 약탈하게 하였으며, 성을 공격하여 관리를 죽여서, 반역을 저지른 것이 이미 드러났으니, 마을이 으스스하고 쓸쓸해졌고, 나그네들의 자취가 끊기게 되었다. 법이 있어서 너희를 용서하려는데, 또한 누군가가 이에 마땅히 죽으려 하는가.
우리 성상께서 결연히 이에 화를 내시고, 크게 군사를 일으키셨다. 바야흐로 신령의 위력에 힘입어 분노를 드러내시면서 너희 소굴을 소탕하고, 너희 도당을 잘라 없애기 위해 한두 번의 조치를 취하고, 너희들처럼 남겨서는 안 될 백성[噍類]들에게 전념하여 모두 죽인 다음에야 그만 둘 것이다.
너희들이 잘하는 재주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동으로 쫓아가면 서쪽으로 도망가고, 남쪽을 치면 북쪽에 진을 쳐서 갑작스레 모이고 흩어져, 구차하게 삶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나라의 군대가 사방으로 나와 가서 무찌르지 않는 것이 없다. 비유컨대 하늘에 가득 찬 대강(大綱)이 상하가 크게 뒤집혀 문득 갑자기 재앙을 당하게 된다면, 어찌 밖으로 빼내어 새어나가는 것이 용납될 수 있겠는가?
아! 너희들은 이제 반드시 모두 죽어 남는 자가 없게 될 것이다. 어지럽게 칼날이 휘둘리고 탄환이 날아들어 너의 몸에 뒤엉켜서 모이게 되고, 너의 몸은 거칠게 자란 무성한 풀과 말라비틀어진 덩굴이 너의 뼈를 휘감아 얽게 될 것이다.
너희들 부모는 그 누가 보호하고 봉양하겠는가, 너희들 처와 자식은 그 누가 편안하게 보호하겠는가. 무덤이나 친척이 있어도 영원히 포기하게 되고, 집과 생업도 남의 소유가 될 것이다. 너희가 목석이 아니라면 애통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 우리 임금께서는 매우 인자하시니, 어찌 너희들을 죽이려 하겠는가? 너희들 스스로 죽는 것일 뿐이다. 내가 한 마디 하겠다. 맹세컨대 너희를 속이지 않겠다. 지금 만일 행동을 고쳐서 선(善)함을 따르면 바로 죽음을 피하고 살 수가 있다.
너희들 또한 알아야 할 것이 있으니, 어찌 옳은 마음이 없겠는가. 일이 진정된 후에 여러 가지를 의심하고 염려하여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가난하여 옷이 헐어서 몸이 얼고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게 될 것이다. 문득 사람을 만나더라도 저절로 부끄럽고 창피스러울 것이며, 마을에서는 손가락질이 따르고, 관리들은 따라와서 체포할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상의하려 해도 결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너희들의 이전의 잘못을 용서하고, 너희들이 새롭게 교화된 것을 가상히 여겨서, 너희들의 궁핍함을 구제하고, 너희들을 수색하고 체포하지 않도록 하여, 너희들이 편안하게 생업을 즐길 수 있고, 나라의 태평한 복을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갑작스레 새로이 깨달아서 혹시라도 의심하고 두려워하지 말라.
만약 너희 우두머리 중에 크게 어질지 않고, 끝내 마음을 고치지 않은 자는 나랏법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실로 너희들도 함께 깊이 미워하여야 마땅하다. 너희들을 협박한 것이 끝이 없었으니, 그들의 고기를 베어 먹고 가죽을 벗겨 깔더라도 너희는 만족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능히 의로움을 떨쳐서 힘을 가지런히 하여 그들의 목을 베거나 사로잡아 와서 바치는 자는 내가 마땅히 아낌없이 공을 논하고 상을 줄 것이다.
아! 지금 나는 너희에게 알린다. 너희들은 스스로 생각하라. 만일 너희가 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 해도 섭섭해 하지 않겠다. 너희들은 본래 평범하고 어진 자인 즉 우리 동포이다. 너희가 나를 따르지 않으면, 나는 너희들을 죽일 것이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너희들은 각각 잘 알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