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부사 이두황이 첩보합니다. 부사가 지난 9월 23일에 부임한 이후, 동도(東徒) 1십여 만 명이 보당(堡黨)을 쳐서 없애겠다고 하면서 진천 광혜원에 모여 있으며, 적은 군사로 많은 무리들을 대적할 수 없는 것은 이치상 그런 것입니다. 가벼이 나아갔다가 쉽게 물러나는 것은 병법에서 꺼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각각 돌아가서 생업에 종사하라는 내용의 방문을 죽산부의 경계 내 및 인근 각처에 두루 게시하였습니다. 그들 무리 중에서 강제로 따르게 된 자는 점차 돌아가서 흩어졌으며, 죽산부의 경계 내 및 여주・이천・음죽・양지 등지로 도망하여 돌아간 자가 거의 반을 차지합니다.
본진에서는 이어서 후원하는 병사들이 연이어서 오고, 저들 무리들은 그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들은 두려운 마음을 품고 진천의 구만장터(九萬場基)로 옮겨 물러났습니다. 며칠 있다가 다시 충주 무극장터(無極場基)로 옮겨 물러났으며, 며칠 후에는 다시 보은(報恩)・괴산(槐山) 등지로 옮겨 물러났습니다. 현재 그들 무리들 중에 남은 자는 모두 우두머리(巨魁)로 행패를 부린 비류(匪類)들입니다. 곧바로 군대를 나아가게 하여 토멸하려고 하였지만, 그들이 다시 돌아와서 틈을 노리는 근심이 없지 않아, 다만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또한 기찰하는 장교를 인근 각 곳에 보내어 지금 바로 그들 접주(接主)와 접사(接司)를 염탐하여 체포하려 하며, 선봉장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병사들을 나누어 지키도록 하고, 곧바로 병사들을 출발시켜 그들의 소굴을 소탕할 생각입니다.
봉진과 일본군사가 이미 출발하였으며, 그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려서 며칠 전에 전령한 것을 거행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