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전교함

전교하기를, “한번 비적(匪賊)들이 창궐한 이후에, 여러 번 유시를 내렸는데도, 그들은 허물을 고치지 않고 심지어는 명리(命吏)를 살해하는 변고까지 일어났으니, 어찌 마음이 아프고 한탄스럽지 않겠는가? 군사를 일으켜서 도적을 무찔러 없애는 것은 그만둘 수 없다. 슬프게도 죄 없는 저 백성들이 난을 겪어 떠돌아다니며 의지할 곳 없고 정해진 곳이 없어서, 이렇게 가을걷이를 할 때를 만나도 살 수 없게 되었으니, 위로하고 어루만지는 방도를 조금도 지체할 수 없다. 충청도 위무사(慰撫使)는 지중추원사(知中樞院事) 박제관(朴齊寬)을 임명하고, 전라도 위무사는 전라 감사 이도재(李道宰)를 겸임하도록 하고, 경상도 위무사는 선무사(宣撫使) 이중하(李重夏)를 옮겨서 임명하되, 직접 여러 고을을 다니면서 직접 일일이 만나서 밝게 깨우치도록 하여, 각각 안도할 수 있게 하라. 그리하여 내가 백성을 위하는 지극한 뜻을 받들라는 내용으로 묘당(廟堂)에서 매우 빨리 말을 만들어 지시하여 의논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