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감사 박제순이 원본을 베껴 보고합니다. 이번에 도착한 아산현(牙山縣)의 수관리(守官吏)의 문장(文狀)의 내용에, “10월 5일 해시(亥時, 오후 9~11시) 무렵에 동도(東徒) 수천 명이 각각 병기를 지니고서 총을 쏘고 함성을 지르면서 곧바로 관아에 들어와 현감의 머리채를 잡고서 관문 밖으로 끌고 가서 비석 근처에서 주먹으로 밀치고 때렸습니다. 심지어는 이를 부러뜨리고 총으로 무릎과 정강이를 때려 (현감이) 정신을 잃고 넘어져 기절하였습니다. 동도(東徒)의 무리가 등불과 횃불을 켜서 군기를 약탈하였으며, 군고(軍庫)에 불을 질러 화염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관문에서 고을 안에 이르기까지 백성들의 집이 부서지지 않은 것이 없고, 약간의 집물은 일일이 찾아내어 해가 뜰 무렵 신창(新昌) 등의 지역으로 향하여 갔습니다”라고 합니다. 급히 임금께 아룁니다.
제(題) : 대군(大軍)이 이미 출발하였다. 비도(匪徒)가 출몰하여 가는 곳을 대진에게 통보하여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