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감사 박제순이 원본을 베껴 보고합니다. 호남의 비류(匪類)들이 이미 충청도를 침범하였으며, 은진(恩津)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노성(魯城)의 관사 또한 부서졌고, 군기 및 읍내의 인가가 약탈되어 텅 비었습니다. 지금 감영과의 거리가 불과 40~50리인즉, 구원하는 군사가 도착하지 않으면 살고 있는 백성들이 떠날 것입니다. 현재 상황을 말한다면, 도저히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경리청의 전 부영관 성하영과 참모관 이상덕(李相德) 등이 데리고 있는 병정이 진천과 청주 등지에 머문지 10일이나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수차례 지원해줄 것을 청하였으며, 순무영과 선봉[前鋒]이 없이는 명령하여 지시하더라도 두려워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또한 임금께 보고하여 조달해오라는 내용의 관문을 내어 독촉하였으며, 순무영이나 선봉은 그 사이에 이미 길을 떠났는지 모르지만, 또한 길을 재촉하여 보내 줄 것을 독촉하고 때에 늦지 않게 하고, 기회를 잃지 않게 하도록 묘당과 순무영이 임금께 아뢰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급히 임금께 아룁니다.
제(題) : 이미 순무영과 선봉진에 전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