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감사에게 보내는 관문 [關 江原監司]
지금 소모관 정준시(鄭駿時)가 고을의 장정을 모아 홍천(洪川) 비류(匪類)를 토벌하려 한다고 하니, 군향(軍餉, 군량) 등의 일과 연로(沿路)에서의 접대는 좋을 대로 조치하고 특별히 여러 읍에 지시해서 이미 모은 병정이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마땅할 것이다.
홍주목사 겸 초토사(洪州牧使 兼 招討使) 이승우(李承宇)에게 주는 유서(諭書)에 “일단 비도(匪徒)가 호남과 영남에서 창궐하여 어지럽힌 뒤로 요사한 기운이 사방에 퍼지고 성읍(城邑)과 마을마다 파괴되었으나 한사람이라도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자가 있다는 것을 듣지 못하였다. 오직 그대 홍주목사 겸 초토사 이승우(李勝宇)는 적의 요충지에 있으면서 백성의 마음을 성(城)으로 삼고 관리와 백성을 인솔해서 여러 차례 광포한 예봉을 꺾어 호서(湖西) 좌우의 수십 개 읍이 장성(長城, 만리장성)처럼 의지하게 하였다. 그 공이 크고 드러나서 내가 매우 가상하게 여긴다. 지금부터 일이 평정되기 전까지 도내 각 읍과 진(鎭)의 군대는 부신(符信, 부절)을 기다리지 않고 형편을 보아 징발하며 대소(大小) 관리와 백성을 단속하라. 명령을 냈는데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상과 형벌을 헤아려서 시행하라. 공(功)과 능력이 군대에 수용할 만 자가 있으면 임금의 윤허를 받아 관직을 주는데, 나중에 임금께 아뢰고, 관할하는 군무(軍務)도 편한 대로 처리하라. 이에 특별히 유서(諭書)와 부월(斧鉞)을 주니 그대는 공손히 받고, 내가 기대하는 뜻을 저버리지 말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