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감사 박제순(朴齊純)이 첩보할 일은, “지금 받은 한산군수(韓山郡守)의 첩정에, ‘본읍의 비괴(匪魁)는 바로 지우범(池右凡)과 김희만(金希萬)등인데, 수성장(守城將) 김련(金鍊)과 수리(首吏, 지방 관아의 수석 아전으로 이방) 나종인(羅鍾寅)이 계책을 세워 그 소굴을 파괴하고 군물(軍物)을 거둬들였으며 4명을 사로잡아 형구(刑具)를 채워 엄중히 가두고 나서 경내(境內)에 널리 알려 장삿길이 다시 열리고 백성의 생업이 저절로 안정되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연이어 받은 남포현감(藍浦縣監)의 첩정에, ‘본현의 비괴 추용성(秋鏞聲)과 강춘삼(姜春三) 등이 남비(南匪, 전봉준의 동학군)와 결탁해서 조석(朝夕)간에 성(城)을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매일 자자해서 읍(邑) 전체가 놀라는데, 본현에 사는 사인(士人, 양반) 이종륜(李鍾崙)이 먼저 의(義)를 내세워서 집안의 재물을 내어 장정을 모아 성에 들어왔습니다. 밤에 추용성(秋鏞聲)의 포(包, 동학의 조직으로 교구 또는 집회소)를 급습하여 그를 따르는 수천 명을 죽이고 물리쳐서 군기를 되찾았고, 여러 곳의 접주는 그 소문을 듣고 달아났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종륜이 의기를 내어 비도를 토벌하고, 김련과 나종인이 계책을 세워 그 소굴을 파괴한 것은 매우 가상합니다. 이런 때에 격려하는 것은 포상의 전례에 합당합니다. 감영에서 임금께 아룁니다.”라고 하니,
제내에, “그것을 들으니 매우 가상하다. 포상의 전례를 바로 의정부에 보고하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