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중대장(敎導中隊長) 이진호(李軫鎬)가 첩보할 일은, “군량에 관한 일로 선봉진(先鋒陣)에 급히 보고를 했는데, 그 회제(回題, 보고에 대한 회신)에, ‘이 곳에서 마련해 보낼 길이 없어 회덕·문의·공주·옥천 등의 읍에 감결(甘結, 상급 관아에서 하급 관아로 내리는 공문)을 보냈다’고 하였습니다.
지나는 여러 읍은 관아가 비고 아전이 도망가서 4월 이후에 한 푼의 공전(公錢)도 바치는 자가 없는데다가 연로(沿路)의 민가와 읍내의 인민(人民)이 동도(東徒)가 창궐해서 불타거나 훼손되어 흩어져서 집에 한사람도 없게 되었습니다. 돈이 있어도 사서 먹는 것도 마련하기 어려운데, 더욱이 돈 없이 여러 읍에서 음식물을 제공하겠습니까? 처분 뒤에 급히 군수를 내려주어 여러 군대가 배고픔과 추위를 면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하니,
제내에, “지난 날 보제(報題, 보고에 대한 회신)에서 벌써 알았으니 성화(星火)같이 선봉진에서 찾아 쓰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