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진이 첩보합니다.
오늘 접한 진잠현(鎭岑縣) 공형(公兄)의 문장(文狀)에 “진잠 현감이 아직 부임하지 않았는데, 전라도 김개남(金介開男, 원문 金開男의 오자 金介男) 포(包) 5,000여 명이 금산(錦山) 등지에서 11월 초 10일 신시(申時, 오후 3시~5시)쯤 진잠 읍에 들어와서 머물렀습니다. 이들은 관아의 문과 각 관청의 기록문서, 상고할 만한 자문(尺文, 영수증) 등을 모두 깨뜨려 부수고 방화하였으며, 창고의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서 환곡(還穀)을 탈취해 갔습니다. 읍내 민가의 살림들도 깨드려 부수거나 빼앗아 갔습니다. 유향소(留鄕所)의 공형과 읍의 이속(吏屬)들도 주뢰(周牢)를 틀고 구타를 당하여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에 낱낱이 아뢰기 어렵습니다. 이들이 11일 오시(午時, 오전 11시- 오후 1시) 경에 회덕으로 가면서 장차 청주로 향할 것이라 하였는데, 자세한 정황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경리청 부영관(副領官) 홍운섭(洪運燮)에게 명령하여 2개 소대의 병정을 거느리고 오늘 신시(申時, 오후 3시 ~5시)경에 연기(燕歧)로 출동하라고 하였습니다.
제(題): 급히 병영에 통지하고 상황을 계속 급히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