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죽현감(陰竹縣監) 김종원(金鍾遠)이 첩보합니다.
음죽현의 곤지암(昆地岩)에 거주하는 원세희(元世凞熙)는 본래 사대부 집안 자제로서 동도에 들어갔습니다. 운량 도집강(運糧都執綱)이라고 칭하고서 백성들의 곡식을 허다하게 토색질하는 행패를 부리지 않은 곳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무리를 모아 그들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도망쳐 들어 왔기 때문에 곧바로 염탐하여 잡아와서 엄히 곤장을 치고 석방했습니다. 자신도 그 잘못을 알고 집에 돌아왔다고 자처하고 있습니다. 해당 마을의 곤지암 접주 이의재(李義載), 접사(接司) 이한갑(李汗甲)은 무리를 모아 그들에게 가서 아직 귀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두 놈의 집과 세간을 수색해서 해당 마을에 내어 주어 폐해를 보충하였습니다.
충주 두성동(斗星洞)의 윤희경(尹羲敬)은 동도의 운량감관(運糧監官)인데, 황산(黃山),광혜원(廣惠院) 등지에서 무리를 모을 때에 각처의 군수물자를 마음대로 탈취해갔습니다. 그 죄상을 따져보면 죽어도 죄가 남습니다. 비록 다른 읍과 관련되더라도 이와 같은 거괴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윤희경은 그들에게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대신 그 아버지 윤치기(尹致基)를 염탐하여 잡아 가두었습니다. 그런데 이 윤치기가 감히 망측한 마음을 내어 뇌물로 당오전 2,000냥을 바쳐 좌우에 청탁하려고 하였습니다. 이에 청탁한 돈 가운데에서, 몇 백량은 출동하였던 하인이나 이기영을 잡아서 바친 팔성리 백성들에게 시상하고, 나머지 돈 1,150냥은 윤치기에게 돌려 준 뒤 다시 윤치기라는 놈을 칼을 씌워 음죽현의 감옥에 가두려고 합니다. 참작하여 처분해 주십시오.
제(題) : 이의재(李義載)ㆍ이한갑(李汗甲)ㆍ윤희경(尹羲敬) 등은 집에 돌아오는 대로 비밀리 철저하게 염탐하여 잡아 들여라. 이후 모두 엄한 형벌로 직초(直招, 사실대로 바르게 함)를 받아서 보고하라. 돈은 관고(官庫)에 유치하고서 시상을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