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관(召募官) 정준시(鄭駿時)가 첩보(牒報)합니다.
11월 1일 본 순영 중군(巡營中軍)과 함께 포군(砲軍)과 일본병사들을 이끌고 원주(原州)를 떠나 횡성(橫城)․강릉(江陵)을 거처, 11월 5일 평창(平昌)에 이르러서, 비류 1만여 명과 맞닥뜨렸습니다. 오시(午時: 오전11시30분~오후1시30분)부터 신시(申時: 오후3시30분~오후5시30분)까지 악전고투 속에 적병 1백 여 명을 사살하였고, 남은 무리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 숨었습니다. 날이 저물자 군대를 수습해가지고 평창읍에 나아가 주둔해서 보니, 아전들과 백성들은 이미 비류에게 쫓겨 한 사람도 없었고, 군기(軍器) 등 물자는 모두 유실되었고, 고을 모양새는 피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튿날 다시 적들의 동정을 탐지하고 추격하여 모두 섬멸할 계획이나, 병력은 약하고 산길은 험난하니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제(題): 이후의 상황도 연속해서 급히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