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현감(砥平縣監) 맹영재(孟英在)가 첩보합니다.
지난 번 홍천(洪川)의 서석(瑞石)에서 적을 토벌한 이후, 여러 의병들과 군사들에 대해 각각 상벌(賞罰)할 것을 논보(論報)하였습니다. 지평현의 상동(上東)에 사는 포군(砲軍) 이기원(李基元)은 서석에서 승첩(勝捷)하고 귀가하는 날 배낭(背囊)에 있는 것은 버들상자[柳箱]와 밥그릇[饁器] 뿐이고 다른 것은 한 가지도 없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한번 너를 보내놓고 밤낮 걱정하는 것은 오직 남의 재물을 탐하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 네 행장(行裝)을 보고서 이제야 네가 진실로 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의 양지양능(良知良能)함은 지금 세상에 보기 드문 일입니다. 이는 비록 작은 일이지만 참으로 풍성(風聲)을 세우기에 합당하므로, 이에 다시 첩보하오니 특별히 포상(褒賞)하는 것이 어떠할지 모르겠습니다.
제(題): 이기원의 모자에 대한 일은 매우 가상하다. 다만 후일나중을 기다렸다가 포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