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군관(別軍官) 홍재준(洪在駿)이 수본(手本)을 올립니다.
일본군 장교 스즈키 아키라(鈴木彰)가 강령(康翎)지역에 들어온 이후 11월 19일 밤에 강령 읍의 민호(民戶) 400여 가구가 불에 탔고, 현재 죽천장(竹川場)과 해남방(海南坊) 3,40리에 몇 천 명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여 인민(人民)을 총을 쏘아 죽이니 기세(氣勢)가 흉악합니다. 현재 일본병사 30명과 우리병사 30명, 교졸(校卒) 15명을 해남방에 나누어 보내어 선제공격하여 그들의 예봉을 꺾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성의 형세로는 우리 병사들이 감히 교전할 수 없고, 일본병사도 이처럼 초라하니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위, 아래 사람들 마음은 오직 경병과 일본병사가 다수 내려 올 것을 바랄 뿐이니 참작하여 처분해주십시오.
제(題): 수본이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