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현감(砥平縣監) 맹영재(孟英在)가 첩보합니다.
현감과 소모관을 겸직한 것은 동학(東學)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경기도와 관동(關東)의 동도(東徒)가 혹은 토벌되거나 교화되어 다시는 말썽부리는 폐단이 없을 것입니다. 함부로 소모관 직임을 꿰차고 있으면 염치에 거리낌이 될 뿐만 아니라, 무지한 백성이 임금의 교화가 미쳐서 그런 것임을 생각하지 못하고서 현감이 수고한 공적이 이와 같다고 여길 것이니, 더욱 더 황공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이 소모관은 일시적으로 우연하게 임명한 것에 불과하거늘, 도리어 이 직임을 계제(階梯)로 삼아 편안하게 오래도록 직책을 맡고 있는 것은 결코 도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연유를 이에 감히 첩보하오니, 참작하여 헤아리신 다음에 속히 지평현감 맹영재를 소모관 직임에서 바꾸어달라는 계문(啓聞)을 올리셔서, 어리석은 저의 분수를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제(題): 군법(軍法)에 사양하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