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진이 첩보합니다.
노성(魯城)에서 호남을 향해 나아가는 연유는 이미 첩보하였습니다. 11월 22일 신시(申時: 오후 3시~5시)에 논산에 도착하니 끝없이 넓은 광야가 펼쳐져 있는데, 한줄기 조수(潮水)가 왕래하는 큰 강 너머 북쪽은 노성이고 남쪽은 은진입니다. 노성은 지방관(地方官)이 타이르고 신칙하여 생업에 복귀했지만, 은진은 열 집에 열이 비어있기 때문에 한편으로 방(榜)을 내걸어 다시 돌아오게 하니, 모인 자들이 자못 모양새가 이루어졌습니다. 두 끼니 제공한 식량은 비류들이 쌓아적치(積置)해놓은 곡식을 돌려 쓴 뒤, 남은 몇 백 섬은 금영(錦營, 충청감영)에 넘겨주어 집계하고 총괄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일 미시(未時: 오후1시~3시)에 강경포(江鏡浦)에 이르니, 요사이 장위병(壯衛兵)이 주둔하다 갔으므로 거의 다 본업에 안주하고 있었습니다. 난리를 일으킨 괴수들은 이미 도망쳤으나, 거주민들은 아직도 두려워했습니다. 당일 호남을 향해 떠났습니다. 은진에 주둔했던 일본병사는 장위영 병사와 함께 한편으로는 내포(內浦)로, 한편으로는 용안(龍安)·고산(高山)으로, 한편으로는 여산(礪山)으로 갔으나 아직 문서로 보고가 없습니다. 다만 정탐하여 전하는 말에 의지하고 있으니, 일의 미비한 점이 이 보다 심한 것이 없습니다. 또한 즉시 자세히 염탐하고 이어서 이후 형세를 차례로 급히 보고할 생각입니다. 공주에서 군사를 호궤(犒饋)하다가 아직 남은 군수품(軍需品)은 모두 책을 만들어 올려 보내겠습니다.
제(題): 첩보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