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감사(忠淸監司) 박제순(朴齊純)이 첩보(牒報)합니다.
순무영별군관(巡撫營別軍官) 육상필(陸相弼)이 옥천(沃川) 안내면(安內面)에서 창의(倡義)하고 군사를 일으킨 연유는 이미 첩보하였습니다. 이어서 접한 청산현감이 올린 첩정내용에, “11월 23일에 옥천의 창의군이 본 청산현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듣고 현감인 제가 몸소 나갔더니, 먼저 황음리(黃音里)의 이아기지(李牙只)의 집을 부순 뒤, 이어 남면(南面)에 가서 2집을 방화하고, 또 저정리(猪頂里)에 가서 1집을 방화하였습니다. 또 금대리(金臺里)에 가서 3사람을 체포했는데 체포된 자의 친척이 울면서 따라오자, 창의군(倡義軍)이 문득 총으로 쏘아 3사람을 사살하였는데, 청산 고을 곳곳에서 불빛이 끊이지 않으니, 필시 화상을 입은 사람이 많을 것이니, 현감인 제가 몸소 가서 적간(摘奸)한 다음 속히 보고할 생각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창의(倡義)’를 일컬으면서 협박하여 민병(民兵)으로 몰아넣고 여리(閭里)에 피해를 끼치다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제(題): 앞서 제사(題辭)는 보냈다. 가는 곳마다 살인(殺人)하고 방화(放火)한다니, 더욱 놀랍다. 각 해당 읍에서 엄중히 조사하게 해서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