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진이 보고함

선봉진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지금 도착한 교도중대장(敎導中隊長) 이진호(李軫鎬)의 공문 내용에, “이 달 24일 미시(未時, 오후 1~3시) 쯤에 대관(隊官) 최영학(崔永學)과 병정 한 부대 및 일본군 한 부대를 보내 금구(金溝)로 나아가 25일 묘시(卯時, 오전 5~7시) 쯤에 원평(院坪)에 도착하였는데, 수만 명의 적도가 산 위에서 삼면으로 에워싸고 진을 쳐서 포전(砲戰)이 신시(申時, 오후 3~5시)에 이르러 시작되었습니다. 적은 산 위에 있었고 아군은 들에 있었는데, 갑자기 대포 소리가 우레처럼 들리고 탄환이 비 오듯 날아가며 화염이 안개를 이루어 사방에 가득하였습니다. 대관 최영학이 칼을 뽑고 산에 올라 위에서 지휘하였습니다. 한번 외치매 동서로 부대를 나누어 일시에 힘껏 다투어가면서 산으로 올라가 37명의 적을 베었습니다. 나머지 무리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으나 산세가 험하고 날이 이미 어둑해져서 일일이 다 쫓아가 죽이지 못했습니다. 빼앗은 군수물자는 회룡총(回龍銃) 10자루, 조총 60자루, 병연환(柄鉛丸) 7석(石), 화약 다섯 상자[櫃子], 포 10좌(坐), 도창(刀槍) 2백 자루, 쌀 5백석, 돈 3천 냥, 나무 10동통(同), 소 2마리, 말 11필, 연우피(鍊牛皮) 10장, 호피(虎皮) 1령(令), 문서 두 그릇광주리[籠] 등은 모두 일본군 부대에 주었으며, 그 나머지 활과 화살, 부서진 총과 갑옷, 긴요하지 않은 물건들은 모두 불에 태웠습니다. 우리 병사와 일본 병사들은 한 사람도 상처를 입지 않고 당일 유시(酉時, 오후 5~7시) 쯤에 금구에 회군하였습니다.”라고 합니다. 지금 대관 최영학이 앞장서서 큰 공을 세웠으니 참으로 가상한 일입니다. 그를 격려하는 포상의 은전이 있어야 마땅합니다. 군수물자와 돈과 포목 전목(錢木) 및 기타 물건은 모두 일본군 진영으로 보냈다고 하니 마음대로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제(題): 계문이 도착했다. 최영학이 앞장서서 용맹을 떨쳐 조정에 승전보를 전했고 사람들이 모두 이와 마찬가지인데, 어찌 적은 잔당들을 걱정하겠는가? 마땅히 포상의 은전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