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현감(陽城縣監) 남계술(南啓述)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본 읍에서 강제로 동도에 들어간 사람들을 한번 잘 타일러서 동학을 배반한 뒤에 온 경내가 편안해졌으며 대부분 귀화하였습니다. 지금 만일 이전에 지은 죄 때문에 잡아들인다면 집마다 한 무리가 될 만큼 넘쳐나서 사람들이 차마 벨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뢰배들이 혹은 의병이라 칭하고 혹은 부상(負商)이라 칭하면서 마구 침범하는 폐단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귀화한 백성들이 공연히 놀라서 모두 의구심을 품고 있어서 관(官)의 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송구하고 괴롭습니다. 이에 우러러 보고하오니 침범하지 말라고 특별히 제사(題辭)를 내려주셔서 후일의 폐단을 끊도록 하여 주십시오.
제(題): 이미 전에 말을 만들어 감영(監營)에서 관문(關文)을 내어주었으니 반드시 이를 알려 주고, 보고한 대로 엄한 말로 전령을 내려 보내니 더욱 각별히 금지시켜라. 만일 이를 따르지 않는 자가 있다면 우선 잡아들여 감옥에 가두고 보고를 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