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죽현감 김종원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본 현의 동도로 귀화한 부류들은 일일이 깨우쳐서 편안히 살고 있다는 것을 이미 보고하였습니다. 그런데 무극면(無極面)에 사는 진사연(陳士連)은 처음에 강제로 동도에 들어갔다가 동학도를 배반하였습니다.다만 지난 달 27일에 소모관 목천현감(木川縣監)이 충주에 주둔하였을 때 대포군(大砲軍) 수십 명을 파견하여 진가 놈을 잡아 즉시 총살하였으며, 가산을 수색하여 얻고서는 그 고을 사람들을 위협하여 그 부대로 수송하도록 하였습니다. 동쪽에서 붙잡고 서쪽에서 체포하여 도처에서 적몰(籍沒)하였습니다.고 공형(公兄)과 수교(首校)들도 붙잡았다가 이제야 겨우 다시 풀어주었습니다. 온 경내의 귀화한 백성들이 놀라고 두려워하여 달아나 숨어버리고는 다시 소요를 일으킬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목동(鳥木洞)의 박용구와 이경일(李敬一)은 곧 비류의 거괴(巨魁)로, 흥록동(興彔洞)도 조목동의 부근에 있습니다. 비류의 가솔들이 울부짖으며 온 땅에 가득하였는데 그 정상이 매우 애처로웠습니다. 따라서 갖고 있던잡아 놓은 조포(租包) 중에서 29섬을 호구의 많고 적음을 계산하여 한 명당 7말씩 약간을 나누어 지급하였으며, 나머지 조 35섬은 각 항목의 공전(公錢)으로 충당하기 위하여 주두촌(舟頭村)의 3소임(三所任)에게 맡겨두었습니다. 각 지역에 있는 진졸(鎭卒)의 무리들과 소모관의 포군이 번갈아가며 출몰하여 갖은 폐단을 자아내고 있는데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가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내의 각 동네에 있는 무뢰배들이 허다하게 소요를 일으키고 있어서 이로 인하여 (소요가) 더욱 더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놀라운 일입니다. 그래서 읍의 형편이 말이 아니어서 가난하고 지친 백성들이 생활을 유지해나가기가 참으로 어려울 듯합니다. 이에 그 연유를 보고합니다. 피폐한 읍의 형편을 헤아려서 즉시 특별한 조처를 내려 뒷날의 폐단을 막아 주시기 바랍니다.
제(題): 폐단을 일으키는 무리배들은 현장에서발각되는 데로 붙잡아 감옥에 가둔 뒤에 보고하고, 비괴(匪魁)로서 도망간 자들은 일일이 정탐하여 모두 엄중하게 조사하고 감옥에 가둔 뒤에 화급히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