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첨사 권동진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본진(本鎭)의 소안도(所安島)에 있는 난류(亂類) 이강욱(李康郁)과 나민홍(羅敏弘), 이순칙(李順則)이 장흥(長興)의 비류와 연결하여 해당 섬에 접(接)을 설치하였기 때문에 생업에 편안히 종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여러 번 엄히 타이르고 설득하였습니다. 그러나 바깥에 있는 비도외비(外匪)들이 민간을 침범하여 여러 가지 악행이 끝이 없었으며, 흉년이 들어 도민들이 견딜 수가 없었으므로 즉시 별포(別砲)를 보내 비류 일곱 놈을 붙잡아 왔습니다. 그러자 해당 섬에 사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본진에 와서 이들 비류를 죽인 뒤에야 도민들이 편안히 살 수 있다고 한결같이 호소하였습니다. 따라서 동 이강욱 등 세 놈을 당일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군민(軍民)을 크게 모아 총살하여 사람들을 경계하고, 나머지 박경삼 등 네 놈은 모두 죽도록 엄하게 곤장을 때리고 풀어 주었습니다.
제(題): 정찰하는 사람들을 널리 배치하여 비도의 족적을 영원히 근절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