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감사(黃海監司) 조희일(趙熙一)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성을 침범하여 변란을 일으킨 다섯 놈을 처형한 사유는 전 감사가 이미 보고하였습니다. 지난 달 29일에 감영으로 가는 길에 재령(載寧)에서 1천명에 가까운 저 비도들을 만났는데, 각자 총과 칼창을 지니고 좌우에서 날뛰었습니다. 우선 방(榜)을 가지고 타일러 보기도 하고, 다음으로는 화복(禍福)으로 설명하자 모두들 귀화하고 싶다고 하였기 때문에 위무하여 편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잘 타이른 뒤에 감영에 도착하였습니다. (감영에서) 소식을 들으니 저들 비류가 각 읍에서 모인 숫자가 수만 명이 될 지도 모른다고 하므로 거느리고 있는 군관을 특별히 보내어 방(榜)을 가지고 두루 돌아다니면서 순종과 거역 여부를 상세히 살피도록 하였습니다. 그 회신을 기다렸다가 순종한 자들을 교화하고 거역한 자들을 토벌하는 장계를 차례로 급히 올리겠습니다.
제(題): 군사가 오면 흩어지고 군사가 지나가면 모이니, 이것이 그 (비류의) 정상이다. 지금 비록 무기를 내려놓았지만 마음을 뜯어 고쳤다고 보장하기 어려우니, 우선 거괴를 붙잡아 하나를 가지고 백을 징계하는 것이 오늘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다. 듣기에 옹진(甕津), 강령(康翎), 장연(長淵) 등지에서 비도들이 발호하여 지렁이 떼처럼 엉켜있다고 하는데, 이들을 토벌하여 그 일의 형편을 계속 빨리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