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감사 이도재가 베껴 보고하는 일입니다. 지금 도착한 소모관 임두학(林斗鶴)의 공문 내용에, “이 달 초 2일 밤에 비괴 전봉준(全琫凖)이 순창의 피로리로 도망가서 잠복하였는데, 전주의 퇴교(退校) 한신현(韓信賢)이 고을 사람 김영철(金永徹) 등 11명과 함께 곧바로 적들이 있는 곳으로 쳐들어가 같은 무리 3명세놈을 일시에 사로잡았습니다. 일본군이 와서 말하기를, 이놈들은 큰 괴수 대괴(大魁)이니 경사(京司)로 압송해야 한다고 하면서 동 죄인들을 즉시 데려갔습니다. 대개 이 적들은 평소 효경(梟獍)의 부류로, 몰래 도깨비의 술수를 팔면서 고부에 난리를 일으켰으며, 간사한 계략을 이미 축적하여 하늘에 활을 쏘듯이[射天] 윗사람을 범하여 해로운 독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양호(兩湖, 전라도와 충청도)의 가난한 백성들은 호소할 곳이 없으며 악은 이미 가득 차서 하늘에 걸린 그물은 빠져나갈 데가 없습니다. 이제 이 비도들을 잡았으니 이는 임금의 교화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일본군 부대에서 (이들을) 압송해 갔으니 산 채로 서울로 보냄이 마땅할 듯합니다. 세 놈의 협박에 못 이겨 따른 자들은 마땅히 참작하여 처리할 계획입니다. 한신현은 몸을 던져 위험을 무릅썼으며, 김영철 등은 처음부터 끝까지 힘을 다하여 거괴를 사로잡았으니 참으로 가상한 일입니다. 그들을 격려하고 권장하는 뜻에서 포상의 은전을 베푸는 것이 마땅합니다. 모두 의정부 묘당(廟堂)에 아뢰어 처리하여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급히 아룁니다.
제(題):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