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관 김태진(金泰鎭)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춘천 기린면(麒麟面)은 교화하기에는 먼 곳으로 백성들이 어리석어서 토비(土匪)들이 매우 많을 뿐만 아니라 양호(兩湖) 및 인제, 홍천, 양구 등 세 읍은 체포하다가 놓친 비괴(匪魁)들이 대부분 도망을 가서 들어간 곳으로, 평민들에게 악독한 짓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기 때문에 11일에 즉시 양구로 돌아가 그동안 그곳 현감 및 참모관과 함께 힘을 합쳐 군사를 모우고 있습니다. 군에서 모두가 나오길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탄환에 대해서는 이미 양읍(兩邑)에 전령이 내렸기 때문에, 본 현의 현감이 처음부터 마음을 툭 터놓고 협의하여 요청한 대로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제읍에서 한번 감결(甘結)을 내리고 나서부터는 허가를 하지 않고, 영문(營門)을 경유하지 않고 어떻게 마음대로 군수물자를 사용할 수 있느냐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이치로는 혹 정말 그럴지 모르겠지만 일단 처분을 기다려 거행하도록 하고 탄환 문제는 가면서 상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포군(砲軍)은 자원자 30명과 장사 14명을 골라 대오를 편성하여 점고하였으며, 13일 묘시(卯時, 오전 5~7시)에 참모관과 함께 출발하여 즉시 기린면으로 가서 비도를 토벌할 계획입니다.
제(題): 전에 내린 제사(題辭)에 의거하여 시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