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감사 박제순이 베껴서 보고하는 일입니다. 경리대관(經理隊官)이 연산(連山)과 진잠(鎭岑)을 순시한 사유는 이미 급히 보고하였습니다. 지금 그곳 대관 김명환(金命煥)의 보고를 보니, 초 10일에 옥천(沃川)에 이르러 호남의 비류들이 영동에 와서 모여 있다는 소식을 들었으며, 11일에는 병영의 군사 180명과 함께 행군하여 청산에서 만나 부대를 합하였으며, 12일에는 영동으로 향하였는데, 적의 무리들은 1만 명을 헤아렸습니다. 이어서 즉시 진격하여 싸움을 벌여 5, 60명을 총살했으나 탄환이 이미 떨어져서 부대를 옮겨 산으로 올라갔지만 적에게 포위되고 말았습니다. 적의 포위를 뚫고 나갔으나 순무영의 참모관 이윤철(李潤徹) 및 경리청의 병사와 병영의 병사 각 1명씩 총을 맞아 죽었습니다. 이윤철은 평소 용기와 힘이 있어서 칼을 빼어들고 험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회군할 때에는 또한 후진(後陣)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다가 총에 맞았으나 달아나지 않았습니다. 적들이 그를 칼로 마구 찔러 사지를 끊어 그 정상이 극히 처참하였습니다. 부근의 민호(民戶)들은 평소 적의 소굴로 알려진 곳이어서 관군에게 음식물을 보내기는커녕 곡식을 훔쳐갔기 때문에 굶주린 관군은 눈(雪)을 씹으며 목을 축였습니다. 밤이 되어 보은(報恩)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한끼니의 식사를 하였습니다. 13일에 청주(淸州)에 회군하여 병든 군사를 점검하였고, 15일에는 공주(公州)에 주둔시켰다고 합니다. 서산군수(瑞山郡守) 성하영(成夏永)이 거느린 병사들을 이미 귀환하도록 명령을 내렸으니 의논을 기다려 병사들이 도착하면 부대를 교체하여 출정할 계획입니다. 이에 급히 아룁니다. 참모관 이윤철은 포상의 은전을 베푸는 것이 합당할 듯 하오나 감히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순무영(巡撫營)에서 조정에 아뢰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題): (보고문이)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