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부사(泰安府使) 이희중(李熙重)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양호(兩湖)의 비류들이 유린하고 능멸하는 일이 어찌 본부(本府)의 참혹함만 하겠습니까? 외로운 성(城)과 관아들이 모두 잿더미로 변하였으며, 다행히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객사(客舍)와 교궁(校宮, 향교)뿐입니다. 무기와 집기 및 각종 장부들이 모두 노략질을 당했습니다. 비괴 몇 명은 부사(府使)가 부임하기 전에 다행히 성을 지키던 이민(吏民)과 유생들이 붙잡아 초토영(招討營)으로 압송하여 이미 사형에 처했습니다. 그 나머지 빠져나간 적들은 (부사가) 부임 후에 보이는 대로 잡아들였으며, (죄의) 경중을 따라 다스렸습니다. 아득하니 민정(民情)이 이처럼 주리고 굶주린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서울 각사(各司)의 돈, 쌀, 콩과 순영(巡營)과의 병영(兵營)과 수영(水營)의 상납(上納)입니다. 본부(本府)는 마치 사업의 초창기에 큰일과 작은 일들을 제대로 조처를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어서 허다하게 많은 사정들을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렵습니다. 헤아려서 조처하시어 민읍(民邑)이 복구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제(題): 듣자니 참으로 걱정스럽다. 이러한 사정을 각각 해당 아문에 보고하도록 하라.